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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심리학

묻지 마 범죄의 심리적 특성

by 부업선생 2023. 2. 21.

묻지 마 범죄의 심리적 특성

 묻지 마 범죄라는 용어는 언론매체에서 처음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대체로 특정한 범죄의 이유가 분명치 않고 불특정을 대상으로 한 범죄의 경우를 말한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묻지 마 범죄의 용어는 부적절하다며 각기 다른 이름을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여 발생하고 있는 묻지 마 범죄의 양상에 가장 부합하는 정의는 바로 '무차별 범죄'라는 개념이다.

 미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유형화할 수 없는 범죄를 지칭하기 위하여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성폭력, 성추행, 증오범죄, 차량 강도 등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범죄와 관련한 어떠한 관련성이 없음에도 예기치 않은 피해를 보고, 피해자와 가해자는 별다른 관계가 없으며, 범행에의 별다른 동기도 없는 경우를 지목한 것이다.

 이때 '무차별'이라는 의미는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의 입장에서도 대상을 무차별적으로 선택한다는 점을 고려한 개념이다. 피해자와 가해자 간 충돌이나 갈등이 매개되어 발생하는 일반적인 폭력 범죄와 비 면식 관계에 있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별다른 접촉 없이 발생하는 '무차별 범죄'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묻지 마 범죄와 다른 폭력 범죄와 비교하여 구별하여 보면 두 범죄유형 모두 부정적 감정을 표출하는 표면적 범죄이나 묻지 마 범죄는 특히 피해자와 비 면식 관계에 있다는 점과 피해자 선택이 추상적이고 임의적이라는 점 그리고 폭력의 범위가 특정한 개인이 아닌 추상적 개인 또는 집단이라는 점에서 일반 폭력 범죄와 구분된다고 하였다.

묻지 마 범죄의 심리적 특성

인지적 왜곡

 묻지 마 범죄자 중 상당수는 인지적으로 범죄를 지지하는 왜곡된 사고와 태도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가령 '세상 사람들은 나를 무시한다.', '세상 사람들이 나를 버렸다.'라는 과잉 일반화된 사고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나는 나의 분노를 이러한 방식으로 표현할 자격이 있다.' 등의 범죄에 대한 특권화된 의식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주변인에 대한 막연한 의심이나 불신도 묻지 마 범죄자의 인지적 특성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인지적 왜곡의 결과는 불특정 피해자에 대한 공격행동을 정당화하는 것으로 연결된다.

분노 표출 및 감정조절의 미숙

 묻지 마 범죄에서 표출적 분노에서 중요한 것은 많은 묻지 마 범죄자가 다수의 피해자를 내거나 피해 정도가 큰 것이 일시적이고 우발적인 분노의 양이 상당했거나 잠재되어 있던 분노가 어떠한 촉발요인에 의해 과잉 표출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묻지 마 범죄의 가해자들이 언급한 촉발요인은 '자신을 쳐다보았다든지'하는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는 일상적인 활동이었다. 이것은 범죄자가 평소 감정조절에 능하지 못했으며 분노를 외향적으로 표출하든 내향적으로 표출하든, 범죄행위 당시 쌓인 분노가 조절되지 못한 채 폭발적으로 표출되었음을 의미한다.

 많은 묻지 마 범죄자가 사회적 거부나 실직, 사업 실패 등을 경험하면서 좌절하고, 실패에 대한 현실적이고 적절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스트레스에 다시 부적절하게 대처하여 또 다른 좌절과 분노가 초래되는 분노의 스노볼 효과가 발생한다. 이러한 경우 분노는 눈덩이처럼 커져 상시적 분노 혹은 과잉 분노의 형태를 띨 수 있다. 특히 묻지 마 범죄의 경우 사회와 단절감이 심하고 관계성이 부재하며 부적절한 스트레스 대처로 분노가 조절될 기회가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대체기술의 결여

 묻지 마 범죄자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적절한 대처 능력을 보이지 못한다. 대처 기술은 보통 세 가지로 구별되는데, 감정적 대처, 회피 중심의 대처, 사안 중심의 대처가 그것이다. 

 감정적 대처는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그 문제와 관련해 느끼는 감정을 계속 표현하면서 감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말한다. 회피 중심의 대처는 어떠한 문제를 직시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다른 것을 하면서 주의를 분산시키는 것을 말하고, 사안 중심의 대처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그것을 해결하려고 하는 방식이다. 감정 중심의 대처가 만연한 사람은 사소한 촉발사건에도 감정적으로 좌절감을 느껴 분노 표출하며, 부정적 행동에 대한 결과 예측에 실패한다. 

사회에 대한 반감

 묻지 마 범죄는 특정인에 대한 보복형 범죄라기보다는 좌절을 경험한 가해자가 사회나 현실을 비관하여 저지른다. 낙오의 경험이 반복될 경우 사회에 의해서 거부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고 이것이 정말과 결합하여 보다 공격적인 감정인 사회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진다. 

 묻지 마 범죄자들은 경쟁사회에서 자신을 좌절시킨 대상, 즉 사회에 대한 분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개인적인 인간관계를 단절하고 사회와의 소통도 끊은 채 자신만의 세상에서 살아간다. 검증해야 하는 기회를 감소시켜 무엇이 옮고 적절한 행동이며 무엇이 나쁘고 부적절한 행동인지에 대한 경계를 불분명하게 한다. 이것이 바로 오랫동안 사회적으로 고립된 생활이 범죄로 이어지는 이유 중 하나이다.

관계의 결여

 그들 상당수는 외톨이처럼 주변과의 관계를 단절하거나 최소화한 채 살아온 사람들이다. 사회적 지지를 제공하는 관계가 결여되어 있다는 것은 타인과의 연관성, 친밀감, 결합성 등이 약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러한 상태는 사회적 고립감으로 이어진다. 사회적 고립감은 또다시 부정적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이를 달래기 위해서 공격적으로 행동하거나 다른 사람을 학대하거나 부적절한 방식으로 자신을 달래는 행동을 하게 된다.

 묻지 마 범죄의 이면에 내재한 '관계 결여'의 시작은 범죄자의 발달적 특성과도 연관되는데, 묻지 마 범죄자를 비롯한 많은 범죄자가 어린 시절 양육자와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신체적·성적 학대를 당하는 등 심리적으로 매우 결핍된 시간을 보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묻지 마 범죄자는 사랑하는 사람이나 가족 혹은 중요한 소속집단의 동료들과 멀어지거나 헤어지게 되었을 때 타인으로부터 거부당했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또한 그들은 범죄 동기를 묻는 말에 신체나 정신장애 등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거부당했거나, 실직이나 사업 실패 등을 경험하면서 누군가에게 수용되지 못하는 것을 지속해서 경험한 사람들이다. 따라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거부당한다는 것, 즉 타인으로부터 매우 낮게 평가받고 있다는 생각이 다른 범죄 유발 요인들과 결합하여 공격성을 증가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묻지 마 범죄의 정의 및 특성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사전에 범행을 막기 위해 묻지 마 범죄들의 유형을 효과적으로 분류하면서 사법절차의 각 단계와 처우에 적합한 심리검사들의 탐색과 개발을 위한 후속 연구가 지속해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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